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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자료

[성명] 쿠팡, 공정보도 방해·언론소송으로 사고 책임과 노동실태 고발 덮을 수 없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23
조회수
94

쿠팡, 공정보도 방해·언론소송으로
사고 책임과 노동실태 고발 덮을 수 없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문제로 떠들썩한 와중에 지난 2월 11일, 쿠팡이 대전MBC 기자를 상대로 낸 1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판이 열렸다. 2020년 6월 천안에 있는 쿠팡 목천물류센터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사내식당 청소 도중 의식을 잃고 사망한 사건을 최초 보도한 대전MBC의 기사가 쿠팡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이다.

쿠팡의 언론 대상 손해배상 청구는 대전MBC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쿠팡 부천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현장 피해와 노동실태를 보도한 ‘프레시안’ 최모기자의 기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였고, 최근에는 일요신문 박모 기자에게도 1억원 손배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해당 기사가 나간 직후 쿠팡이 언론사로 정정보도 요청을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언론사 모두 쿠팡물류센터 내 노동실태와 구조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도해 온 매체이다.

그렇다면, 쿠팡은 주요언론사에 이와 같이 법적대응을 연이어 할 만큼 억울한 것일까? 쿠팡물류센터에서 최근 1년 사이 사망한 노동자만 5명이다. 산재승인을 받은 산재피해자만 더해도 그 수는 상당하다. 지난 5월에는 부천신선센터 한곳에 150여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쿠팡에서 산재?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작 쿠팡이 하는 조치가 사고를 보도한 언론사에 소송을 제기하며, ‘핫팩을 하나씩 나눠준 게 아니라 두개 이상 줬다’는 시시콜콜한 반박자료를 내는 것인가!

쿠팡은 2010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한해에만 매출액이 13조 3000억으로, 2019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혹독한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은 산업재해로 드러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쿠팡에서는 지난 2019년, 515건의 산재가 승인되었고(쿠팡 334건, 쿠팡풀필먼트 181건) 2020에는 두배 가까이 증가하여 982건(쿠팡 758건, 쿠팡풀필먼트 224건) 승인이 났다. 산재 신청건수는 이보다 더 많다. 최근 1년여 사이 쿠팡물류센터에서만 5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쓰러져 사망했고, 쿠팡맨과 같은 배송노동자의 산재사고와 과로사 소식도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쿠팡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2020년 12월 현재 쿠팡 22,325명, 쿠팡풀필먼트 18,868명이다(근로복지공단 고용보험가입인원, 일용직은 제외). 4만여명의 노동자 중에 10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쿠팡은 이렇게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문제에 대해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어떤 사과도, 반성도 없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만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칠곡물류센터에서 과로로 돌아가신 고 장덕준씨에 대해서도 사고 직후 고인의 평균 노동시간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는 주당 44시간 이었고, 고인이 일했던 7층 업무는 노동강도가 가장 낮은 층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해조사보고서를 통해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은 쓰러지기 직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 주6일 6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했고 3개월 동안 평균 58시간 일하면서 쉬는 시간은 고작 1시간이었다. 무게가 5.5kg 가량의 박스를 하루 100번까지 옮겼고, 30kg 정도의 박스를 하루 40번까지 운반기구에 실어야 했다. 산재승인이 난 후에도 쿠팡은 한마디 유감을 표명했을 뿐이며, 유가족이 강력히 요구한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기업의 이익은 노동에서 창출된다. 코로나시대를 거치며 더 확대되고 있는 비대면 온라인 소비구조도 결국은 보이지 않게 일하는 물류노동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쿠팡 역시 자동화설비와 첨단시설을 자랑하지만 결국 중요한 일은 사람의 손발을 거치지 않고 불가능하다. 지금이라도 노동자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쿠팡 역시 지금의 가파른 성장을 지속되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사람이 5명이나 죽는 동안에도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책임을 방기하더니,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피해실태를 가감 없이 보도한 언론사에 명예훼손을 운운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쿠팡이라는 기업의 기업윤리이며 경영방침인지 되묻고 싶다. 쿠팡이 진정으로 기업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면 언론보도마다 따라다니며 시시콜콜 반박할 일이 아니라, 사고의 책임을 인정하고 기업의 구성원인 노동자를 존중하며, 물건과 기계가 아닌 사람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써야 할 일이다.

언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기사에는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과 객관적 자료를 기반으로 취재한 내용이 담겨 있을 뿐이다. 쿠팡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침해는 인터넷 검색만 하여도 무수히 많은 상세한 경험담이 쏟아진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거액의 손배소송으로 언론사와 언론노동자를 괴롭힌다고 기업의 과오가 가려지지는 않는다. 진정 기업의 이익과 명예를 위한다면,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코로나19 피해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들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진정 해야 할 일을 돌아보라.

쿠팡에 촉구한다.
- 언론의 자유 침해하는 손해배상 소송 취하하라
- 공정보도 방해하는 거짓 반박기사 중단하라
- 언론 틀어막기 말고 산재사고 인정하고 재발방지 약속하라


2021년 02월 22일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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