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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셩명]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_경제전환도 녹색 전환도 없는 한국판 뉴딜: 사회공공성 강화로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작성자
정책기획실
작성일
2020-07-15
조회수
128

경제 전환도 녹색 전환도 없는 한국판 뉴딜
: 사회공공성 강화로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7월 14일 정부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뉴딜을 언급한 이후 3개월 동안 준비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어제 발표된 한국판 뉴딜의 실체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한국판 뉴딜은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다루는 데에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이번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공공성을 파괴하고 대기업 특혜 정책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매우 우려하는 바이다.

뉴딜 정책은 준비되던 과정부터 시민들의 아래로부터의 의견을 배제하고 관료와 엘리트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5~6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연속해서 주최한 그린 뉴딜 토론회는 노동자, 농민 등 시민 주체들은 초대받지 못했다. 그 대신 현대기아차, 포스코, GS 등 대기업 인사들을 주요한 발표자와 토론자로 섭외됐다. 또한 에너지 정책의 전문가로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한 인사도 에너지 산업의 민영화와 자유화를 신봉하고 한국에서도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한국 사회의 전환을 위한 주체로 당연히 참여해야 할 사회적 주체들은 배제되었다. 이런 대기업 중심의 의제 형성 과정과 정부 부처 내의 정책 조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이번 한국판 뉴딜인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층 중심의 정책 조합은 기존의 정책 기조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포함된 내용은 장밋빛으로 치장되어 있지만, 정보 인권과 원격의료 등 의료 민영화 문제, 에너지 산업의 공공성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기업과 시장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시설 확충과 보건의료 인력의 충원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컸으나 이런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디지털 돌봄” 등이 강조되면서 의료 공공성 보다는 “전산업의 디지털 전환 및 신시장 창출 촉진” 등 기업 이익이 강조되었다. 정부가 ‘사람 중심의 경제’나 ‘사람에 대한 투자’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기업 이윤을 보장하는 경제 성장과 신시장 창출의 관점에서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 정책도 목표와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다. 무엇보다 그린뉴딜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탈탄소 목표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2050년 탄소중립 지향”이 모호하게 서술되었으나 현 그린뉴딜 정책이 2025년까지를 시간표로 잡고있다는 점에서 202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또한 녹색 부문에 있어서도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보다는 산업 육성의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유망기업을 지원한다거나 녹색 융합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내용들은 구태의연한 기존 정책들의 반복일 뿐이었다.

반면 에너지 전환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은 제대로 짚어지지 못했다. 지금은 과감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지만 한국 정부는 시장과 민간 기업에게 이 일을 맡기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에너지 전환을 추진했던 유럽 사례에서도 민간 대기업 중심의 에너지 전환은 오히려 에너지 전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재생에너지 난개발과 저투자가 요동을 치고 있고,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그린 뉴딜 정책 내에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정의로운 전환도 “위기지역 대상 신재생에너지 업종전환 지원” 정도의 의미로 축소되었다.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주체인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을 어떻게 전환 과정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지는 빠져있는 것이다. 반면 수소차와 수소경제가 강조되는 부분은 현대기아차를 위한 특혜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은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 19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한국사회 전환에 턱없이 못 미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정부 스스로 밝히고 있는 뉴딜의 목표인 “경제 패러다임 전환”도 “녹색 경제로 전환”도 이룰 수 없다. 오히려 공공성이 후퇴하고 기업과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적인 사회구조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공산이 커보인다. 정부의 미사여구나 예산계획으로 이런 문제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부는 역대 최악의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고, 기존의 비정규직은 물론 이로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 노동자 등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 한국사회의 전환을 추구하자고 한다면, 한국판 뉴딜의 내용은 전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 변화의 방향은 사회공공성 강화이고, 그 시작은 노동자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방향 전환을 촉구한다.

2020년 7월 15일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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