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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자료

[성명] 텔레그램 엔(n)번방 사태, 성착취·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을 약속하자

작성자
정책기획실
작성일
2020-03-25
조회수
677





[성명] 텔레그램 엔(n)번방 사태,
성착취·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을 약속하자



여성들을 협박하고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소위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의 '박사' 조주빈씨가 오늘 오전 검찰로 송치됐다. 그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로 여성들에게 접근하여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유출된 개인정보로 여성들을 협박, 성착취물을 요구했다. 이를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유포했다. 그가 만든 여러 단체대화방들은 최고 15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불해야 입장이 가능했으며, 100여 개의 방에 26만 명이 접속했음이 알려졌다. 그는 여러 명의 직원을 두고 조직적으로 위와 같은 범죄행위들을 저질렀다.

그는 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 조항 제25조에 따른 최초의 신상공개 사례가 됐다. 텔레그램 잠입 취재를 통해 이 문제를 최초로 알려낸 대학생들인 <추적단 불꽃>부터 연재기사를 기획하여 범죄 실상을 고발한 기자들, 신상공개를 요구한 청원에 응답한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요구가 있어 가능했다. 이들의 노력과 거대한 분노로 우리는 ‘박사’란 존재를 알게 되었고, 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성착취·성폭력 실태를 마주하게 되었다.

전사회적인 분노가 들끓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두고 어떤 말을 해야할지 막막하고, 그 어떤 말도 불충분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의문도 든다. ‘박사’는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다. 비난받아야하며, 죄값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그를 향해 욕을 쏟아내고 나면 끝나는 일일까. 스스로 ‘악마’라고 칭하는 괴이한 사람만의 문제일까. ‘박사’와 그의 직원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은 왜 오랫동안 유지되고 확대되었을까. 세상이 ‘박사’ 조주빈씨를 가리키고 있지만, 우리는 ‘텔레그램 탈퇴’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며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26만 명에 주목해야 한다.

추정인원 26만 명. ‘박사’가 제작하고 유포한 영상을 시청하고 저장한 사람들의 숫자다. 어디에 사는지 누군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두렵다.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망을 가진 사람이 26만 명이나 되는 걸까. 아니다. 피해여성을 최소한의 인격으로조차 여기지 않고 자신들이 한 일을 범죄로 인식할 줄도 모르고, 타인의 고통을 즐거움으로 느끼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26만 명인 것이다. 그들 또한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들이며, 처벌되어야 할 존재들이다.

분노와 처벌의 요구를 높이면서도 한편 세상의 진보를 향해 투쟁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분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수의 일탈로 치부하고,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고 말하며 지나친다면 엔(n)번방과 같은 일들을 반복될지도 모른다. 가해자와 공범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성착취와 성폭력이 만연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우리의 다짐 또한 필요하다. 노동현장에서의 성차별과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용자들에게 관련 교육과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불법촬영, 권력에 의한 성착취·성폭력이 일상화 된 일터와 사회를 바꾸는 것이 공공운수노조의 투쟁 목표가 되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는 엔(n)번방 사건 피해자들의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바라며, 가해자와 공범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다.



2020년 3월 25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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