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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국민 사회보험, ‘국가책임’으로 가능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6-10
조회수
198

6.30. 공동행동 특별기획 칼럼 시리즈 ②
: 전국민 사회보험, ‘국가책임’으로 가능하다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





닥치자 더 잘 보이기 시작한 사회보험

사회보험은 울타리와 같다. 질병과 상해, 실업, 고령 등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 울타리는 넓고 튼튼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울타리 바깥으로 밀려나는 이가 있어서는 안 되며, 허름하고 헐겁게 방치돼서도 안 된다.
코로나 19는 온 사회에 커다란 충격파를 불러왔지만, ‘사회보험 울타리’의 중요성을 더 잘 드러낸 계기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아픈 건 사치’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아프면 쉴 권리’가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다. 문 닫은 식당과 한산한 출근시간 전철 풍경을 통해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은 고용충격을 눈으로 실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급속히 늘어난 온라인 주문에 하루 15시간씩 몸이 부서지도록 일해야 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과로에 스러졌다.
하지만 사회보험은 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아프면 쉴 권리’는 상사가 주는 눈치와 하루 매출로 하루를 사는 현실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고용충격에 가장 취약한 비정규직-여성-청년 노동자 대부분은 정작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중 절대 다수에게 산재보험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코로나가 들춰낸 우리 주변의 울타리는 허름하고 헐거웠다. 정작 보호가 필요한 이들은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슬픈 사회보험 : 넓은 사각지대와 얕은 보호막

한국 사회보험의 허점은 “넓은 사각지대와 얕은 보호막”으로 압축된다.
‘얕은 보호막’의 대표적인 사례는 상병수당 제도다. 37개 OECD 회원국 중 상병수당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이 유이하며, 상병수당과 유급병가제도 모두 없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도 40년 가입 기준으로 4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수치마저 ‘명목소득대체율’일뿐, 가입자의 실제 연금가입기간을 반영해 산출하는 ‘실질소득대체율’로 계산하면 20%대로 내려앉는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서는 ‘넓은 사각지대’의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전체 취업자 중 고용보험 가입자는 고작 절반 수준에 그친다. 산재보험 역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 14개 직종에만 제한해 보호한다. 그나마 ‘어느 한 사업주에게 주로 노무를 제공해야 한다’는 소위 전속성 규정과 사용자들의 ‘적용제외 신청 강압’에 발목이 잡혀 ‘무늬만 가입허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제대로 된 사회보험으로 가는 길 : 국가책임 강화

결국 이러한 사회보험의 허점을 메우고 명실상부한 ‘전국민 사회보험’을 실현하기 위한 해법은 바로 “국가책임 강화”에 있다.

① 상병수당 즉각 실시
상병수당 제도의 경우 이미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부가급여) 조항을 통해 상병수당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까지 마련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법 시행을 위한 시행령(대통령령)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도 시행이 벽에 막혀 있는 황당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행법에 따라 조속히 상병수당 제도를 시행하던가, 아니면 ‘임의 급여’로 규정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병수당 제도를 ‘의무급여’로 전환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
코로나 19 이후 최근 들어 정부가 상병수당 도입을 약속하고, 관련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쟁점도 많다. ‘아프면 쉴 권리 보장’이라는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원) ILO 권고에 따라 조세부담률을 50% 이상으로 하고, 임금노동자의 경우 사용자 부담률을 50% 이상으로 정해야 하며 △(보장방식 및 수준) 자영업자 및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정액제도와 임금노동자를 위한 정율제도를 혼합해 채택하고 보장수준은 ‘이전소득 70% 이상’으로 하며 △(보장범위) 입원과 외래 모두 보장해야 하며 △(보장기간) 장애연금 발생 시점인 ‘질병초진일 후 1년 6개월’까지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 ‘제대로 된 상병수당’이 정답이다.

② 유급병가제도 도입
상병수당이 도입되더라도, 임금노동자가 제도의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용자로부터 ‘아픈 거 참고 계속 일할래, 아니면 관두고 상병수당 받을래’ 라는 질문을 강요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병수당 도입과 함께, 유급병가제도가 병행돼야 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현재 한국에서 유급병가제도는 오직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따라서만 적용받을 수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기업은 7.3%에 불과(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2018)에 따르면, 하다. 국제비교에 따르더라도 OECD 회원국 중 법정 병가제도가 없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 유이하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유급병가 제도를 명시해 ‘아프면 쉴 권리’를 보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아울러 유급병가제도가 실효를 얻기 위해서는 △임금 전액보장 원칙 △원직복직 원칙 △병가기간 근속 산입 등 불이익 취급 금지 원칙 등이 지켜져야 하며, 인력충원 등 ‘아프면 쉴 수 있는 노동조건’을 형성하는 것 역시 함께 수반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③ 건강보험 국가부담 정상화
정부가 상병수당을 비롯한 사회보험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재정 부담’ 문제다.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 인구감소 등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며, 건강보험 재원 마련이 점차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부담 우려를 이유로 사회보험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모순이자, 국가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자가당착이다. 해법은 사회보험 약화가 아니라, 사회보험을 정상화하기 위해 국가책임(국고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인구고령화에 따라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급여비 충당이 어려워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의 방향을 정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지원 비중이 52.3%로 가장 높으며, 일본은 38.8%를, 대만은 22.9%를 국고에서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국고지원 규모는 고작 13~14%에 불과하다.
방안도 이미 마련돼 있다. △‘당해 년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으로 불명확하게 정해진 국가부담 기준 규정을 ‘전전년도 결산상 보험료수입 결정액’으로 변경해 명쾌히 하고 △국가부담 비율 역시 <국민건강보험법(제108조)>과 <국민건강증진법(부칙 제2조)> 개정을 통해 20%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

④ 모든 노동자에 고용보험-산재보험 적용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4월 현재 한국의 전체 취업자 2,721만명 중 고용보험 가입자는 1,426만명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각지대의 대부분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 그리고 자영업자다. 산재보험 역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예외적으로 14개 직종 중에서 전속성이 강한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만 적용하다보니 유명무실하다. 정부의 이 기준에 따라 작성한 자료를 보면, 전체 20만명의 대리운전기사 중 산재보험 가입대상자는 고작 13명에 불과하다. 정부의 예외적-선별적 적용 방식이 갈수록 늘어나는 특수고용-플랫폼 등 다면고용형태 노동자 보호에 무력하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특수고용 노동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 적용을 일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 역시 실효성이 의심되긴 마찬가지다. 220만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특수고용노동자 중 전속성이 강한‘일부’만 대상으로 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벌ㅆ 도입 10년이 넘었지만 산재 적용을 받는 9개 업종의 실적용률이 14%에 불과해 실패작으로 평가 받는 산재보험법 특례제도의 경로를 그대로 뒤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노동자에 고용보험-산재보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성 확대 △고용보험법 및 산재보험법 개정을 통한 적용대상 대폭 확대 등이 필요하다.

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및 사각지대 해소, 기초연금 제도 실질화
국민연금 제도는 본질적으로 노령-사망-질병사고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로 인한 소득 상실을 보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의 40% 수준의 명목소득대체율과 20%대의 실질소득대체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40년 가입 기준 소득대체율을 최소 45%로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특수고용노동자의 사업장 가입자 전환을 통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현재 10인 미만 사업장에 지원하는 보험료 지원을 30인 미만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대상을 영세 자영업자와 농어민지역 가입자 등으로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여타의 모든 사회보험과 같이 사업장 체납으로 노동자가 급여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기초연금제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지급 대상을 80% 이상으로 확대하고, 실질적인 급여수준 유지를 위해 국민연금 A값(임금상승률)에 연동해 급여를 조정해야 한다. 또 지자체의 재정부담 및 여타 복지서비스 축소 우려 등을 고려해, 기초연금 재원은 전액 국고로 충당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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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공동행동 특별기획 칼럼 시리즈 ① : 필수 서비스는 공공부문이 책임지는 사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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