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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죄송합니다”에 골병 들고 권한은 없는 간접고용 노동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08
조회수
422

"고객님 죄송합니다"에 골병 들고 권한은 없는 간접고용 노동자

공공운수노조가 2월8일 11시 민주노총에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노동자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설문형태로 진행되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 1,600여명 중 조합원 978명에게 8.26부터 8.31까지 6일간 온라인 설문지를 배포하여 수거하였으며, 796명이 응답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20년 한국 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KSQI) 콜센터 부문 조사에서 10년 연속 공공기관 우수 콜센터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고객센터의 노동자들은 건강보험공단 소속이 아닌 11개 민간 위탁업체 소속으로 공단과 위탁업체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건강보험제도의 최전선에서 우수한 서비스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정작 상담사 본인은 감정노동에 따른 직무스트레스와 정적인 자세로 반복적인 전화응대와 컴퓨터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조사에서 감정노동과 직무소진, 직무스트레스,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노동안전보건실태를 파악하고, 건강보험공단 직접고용을 통한 작업환경의 질을 개선하여 고객센터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감정노동, 직무스트레스 평가를 바탕으로 한 건강장해 예방 제도 마련해야

조사결과 상담사가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부조화와 감정소진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이미 많은 수의 상담사들이 정밀한 진단이 필요할 정도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10명 중 9명은 고객응대의 과부하와 갈등, 조직 감시 및 모니터링의 위험군에 속해 있을 정도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의 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직무스트레스 평가에서 현재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매일 콜수를 채우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등 직무요구도가 매우 높게 나왔다. 반면 업체의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녹화감시 때문에 직무자율성이 낮아 이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고객센터의 전반적인 운영 및 평가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되었지만,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까지 제도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뉴얼과 관련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미 나타나고 있는 건강장해에 대한 진단과 관리 또한 시급하다.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 직무소진과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전수조사와 질환자들에 대한 치료 및 상담을 지원하고, 공식적인 보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실시와 작업환경 개선

사무작업에서 오는 정적피로는 육체적작업의 동적피로보다 특정한 신체 부위에 더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근골격계질환이 처음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사례 또한 한국통신 콜센터 노동자의 경경완장애로부터 시작한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의 근골격계 증상 설문 결과에서도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의 기준에 따라 추가적인 증상의 의학적 검진이 요구되는 대상자는 10명 중 7~8명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조사에서 제조업의 평균 유증상자 비율이 42.7%인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3년마다 실시해야 하는 전문적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실시해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작업장 상황과 작업조건, 근골격계질환의 증상 유무를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한 노동강도를 위한 운영 및 평가시스템 개선과 온전한 쉼을 위한 휴식시간이 먼저 보장되어야 한다. 그 이전에라도 작업대와 의자의 조절성이 도입된다면 어깨, 목, 허리에 대한 부담을 상당부분 경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인간공학적 작업장 개선도 필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직접고용으로 고객센터의 시스템 재구축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건강보험공단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공단과 도급사 관리자들이 상담사의 실시간 콜 업무 성과를 관리하고 감독하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1일 평균 120콜의 의미는 고객센터 노동자 1명이 하루에 응대해야 하는 고객의 수와 같다. 많은 고객을 응대할수록 더 많은 불만과 언어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감정노동 위험군에 속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되고 있어 충분한 휴식만으로는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정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은 건강하지 못하다. 질 좋은 서비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질에서 비롯된다. 한국 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KSQI) 콜센터 부문 조사에서 10년 연속 공공기관 우수 콜센터라는 영광은 그로 인해 병들고 다치고 아픈 노동자들에게는 눈물의 상처에 불과하다.

노조는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는 노동의 아웃소싱으로 인한 이윤창출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국가 제도로부터 소외받지 않도록 하는 공공성에 있다. 성과경쟁으로 치닫는 고객센터의 전반적인 관리시스템의 전면 개선과 고객센터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접 운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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