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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 항공산업 지원대책, 과연 충분한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8-31
조회수
215

[정책실칼럼] 정부 항공산업 지원대책, 과연 충분한가?
: 15차 비상경제회의 ‘고용·경영 안정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공산업 지원방안’ 비판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





정부가 8월 27일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고용·경영 안정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공산업 지원방안」(이하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장기화에 대응해 항공산업을 추가로 지원하고, 이와 동시에 항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 발표된 지원방안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지상조업사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려 했다는 점, 항공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 방안을 모색하려는 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산업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책은 대부분 이미 나온 대책을 종합하는 수준이거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용유지 지원제도에 대한 개선 없이 연장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항공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방안도 적절한 방향을 잡고 있는지 의문이다.





턱없이 부족한 고용안정 대책

첫째, 하청·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고용안정 대책이 부재하다.
재난이 사회적 취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듯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도 취약한 노동자에게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이 이미 확인됐다. 항공산업 다단계 하청 구조의 최하층에 있는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속절없이 일자리를 잃거나, 해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무기한 무급휴직, 지원금 회수(페이백) 등에 시달리고 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장하면 무슨 소용인가. 사업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조차 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로,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둘째, 저비용항공사(LCC) 대책도 고용유지 대책에는 한참 모자란다.
지원방안은 LCC에 대해 P-CBO 등 정책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안정이 전제라지만 실효성은 극히 떨어진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대응 유동화회사보증 업무처리방법’을 개정했는데, P-CBO 지원 시 고용총량 유지 의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총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으로 한정된다. 2020년 현재 공시대상기업집단은 64개로, 국적 LCC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나머지 기업에는 정책자금이 지원되어도 고용유지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셋째,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 대책도 부재하다.
지원방안은 면세점 등 공항 내 업체에 대한 시설 사용료·임대료 감면 조치 등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면세점, 상업시설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은 인력파견업체나 입점업체 소속의 간접고용 노동자로, 특별고용지원업종에도 해당하지 않아 기존 고용유지 지원제도의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모호한 항공산업의 체질개선 방향

첫째, 항공산업의 올바른 산업재편을 위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지원방안은 우리 항공산업의 한계로 화물보다는 여객, 외국인 관광객 유치보다는 내국인 출국, 장거리 노선보다는 아시아 노선 편중을 지적하고 있다. 국적사들의 노선 중복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국적사들의 노선 중복은 여객항공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과당경쟁 때문으로, 이것이 항공산업의 낮은 수익성과 열악한 재무구조, 지상조업 및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만성적 고용불안을 낳았다. 시장 경쟁 강화라는 논리로, 지역 개발 논리로 항공사 공급을 확대했고, 이 작은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CC 보유국이 되었지만, 지방공항들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항공산업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항공산업의 다단계 하청 대책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위기 속에서도 대형항공사들은 화물운송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그 과실은 항공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일례로 코로나19로 항공화물 운임이 오르자 대한항공은 2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의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한국공항은 196억 원의 영업손실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던 하청노동자들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가장 먼저 무급휴직과 해고로 내몰렸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이익은 재벌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반면, 손실은 하청구조의 아래로 떠넘겨진다.

셋째,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고민도 보이지 않는다.
새삼 기후위기를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우리는 이번 여름 혹독하게 겪고 있다. 세계 유럽연합을 비롯해 수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를 삼아 기후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산업재편 전략들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 배출산업인 항공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대책에 이 현실에 대한 인식 조차보이지 않다.

지난 2월 17일 ‘항공분야 긴급지원방안’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정부의 항공산업 종합대책만 벌써 다섯 번째지만, 수많은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위기는 여전하다.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제도에서조차 밀려난 수많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살펴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고용유지지원금 사용자 의무신청 제도 마련 등 시급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기금의 취지에 맞게 ▲고용안정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지원방안에서 정부는 항공산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단지 노선 다변화를 위한 계획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공급과잉과 과당경쟁 해소, 낮은 수익성과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 다단계 하청 해소 등 ▲한국 항공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아가 ▲이해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참여 속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항공산업 발전 전망을 마련해야 한다. 덧붙여 기후위기 논의만이 아니라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산업 전망 모색 과정에서 ▲항공산업을 직접 일구고 있는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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